연성 (66) 썸네일형 리스트형 미생 해준그래 단문 / 경계 그래 사수가 김대리가 아니고 강대리일때. 내가 대기업 상사에 입사한다고 했을 때 집안 어른들은 혀를 찼다. 왜 하필 상사야? 거기 말고도 갈 곳 많지 않아? 아버지도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이셨다. 신문지를 소리나게 접거나 이따금 혀를 찼다. 왜? 나는 혼자 있을 때 자문했다. 나는 열심히 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왜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 그리고 난 결코 답을 얻은 적이 없다. 답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참아낼 수도 없었고, 그런 반응들을 무시하는 편이 훨씬 빠르고 나에게 어울렸다. "장그래씨 보고서 다 됐습니까?" "아, 네, 대리님. 지금 파일 보냈습니다." "1부 출력해서 저 주세요. 그리고 재무팀 연락해서 오후에 회의 일정 조정해주시고요." "네, 대리님." 나는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 미생 석율그래 단문 모음 1 장그래는 오늘도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석율은 벌써 캐롤이 나오기 시작한 알록달록한 카페에서 궁색맞게 두 시간을 기다렸다. 심심하지는 않았다. 석율은 스스로를 심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거품처럼 천천히 나가는 동안 그는 지나가는 여자의 다리도 보고 카페안의 과월호 잡지도 챙겨보고 핸드폰 게임 신기록도 세웠다. 그래도 장그래는 오지 않았다. 사실 약속장소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다. 약속이라는 것은 다른사람간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정하는 것인데, 퇴근 후에 회사 건너편 카페에서 만나자는 한석율의 말에 장그래는 대꾸도 안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약속은 아니다. 그러니 안 오더라도 장그래가 약속이나 깨먹는 불한당은 아닌 것이다. 그저 석율의 지갑 한켠 쿠폰에 도장이 .. 이전 1 ···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