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생님인 브란트랑 이단이 보고 싶어서 썼는데 사실 잘 몰라서..
+천천히 이을 작정입니다 일단 단문만.............
+9.6: 보충해서 썼습니다 나중에 한편정도 더 쓸지도...
수업은 늘 지루하다. 학생들에게만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학생들 앞에서 그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윌리엄 브란트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디트로이트 끄트머리에 간신히 남아 있는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작문 수업에는 관심이 없다. 가끔 브란트는 스스로도 작문에 관심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문장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활용해 본 일은 없는 것이다. 가령 동기들이 등단을 하고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거나 잡지 끄트머리에 몇 마디 말이라도 팔아 넘길동안 브란트는 단 한 문장도 쓰지 않았다. 기술을 가르치면서 작품을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좋은 점이었다. 게다가 가르칠 것도 거의 없다. 브란트는 빈 책상을 쳐다보면서 문장에 대해 말하는 순간들을 기억에 남기지 않았다.
사실 누구도 이 수업에 관심이 없다는 것 역시 브란트에게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괜한 주목도 끌고 싶지 않고, 학생들에게 칼을 맞고 싶지도 않다. 실제로 한달 전에 화학을 가르치던 루치니 선생이 퇴근길에 집앞에서 칼을 맞은 뒤로 교사들은 휴게실에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자주 했다. 아무래도 칼은 좀 그렇지. 이 학교에서 일한지 더 오래된 크리스티나-그녀는 사회를 가르친다-가 말했다. 그녀가 육중한 손을 흔들며 이야기했다. 차라리 총이 낫지 않아요? 한번에 뱅 하면 끝. 아픈 것도 덜할걸? 그러자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호머가 진저리를 쳤다. 아니 어느 쪽이든 안 맞는게 좋은 거잖아. 근데 범인은 아직 못 잡았다고 했죠? 브란트는 식은 커피를 마시며 물었다. 뻔하죠, 뭐, 경찰들도 그렇고 학생들도 에이스가 찔렀을 거라고 하던데. 목소리를 조금 낮추고 이야기들이 수근거린다. 골목에서 뛰어 나가는 걸 봤데요. 칼을 들고 있었다는데? 휴게실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늘 떠돌았다. 휴게실은 성역과도 같았다. 망가져서 맛이 좀 엉망이긴 했지만 커피머신도 있었고 제법 근사한 소파와 테이블도 있었다. 브란트는 한쪽귀만 열어놓은 채 커피를 마시고 멍하게 테이블의 얼룩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저라면 칼을 선택할거에요."
그러니까 휴게실에서는 누구도 새로 인사를 건낼 사람이 없었다. 속삭이던 목소리들이 멈추고 모두 눈을 챙겨서 문가를 쳐다봤다. 처음에 브란트는 학생이 잘못 들어왔다고 생각했으나 눈을 한번 깜빡이고 나자 좀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처음에 학생과 착각했던 것은 눈때문이었다. 눈만큼은 빛이 났다. 호기심에 가득 차 있고 당장이라도 무엇이든 행동에 옮길 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잘 보면 그렇게까지 어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칼이요? 호머가 멍청하게 물었다.
"총으로 머리라도 잘못 맞으면 뭔가 후회할 일이 없나 생각도 못하고 죽어야 하잖아요. 칼은 그에 비하면 여유가 있고 우아하죠."
다들 그 남자만 쳐다보고 있었다. 입을 헤 벌린채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칼은 우아하다는 생각에 단박애 사로잡힌 채. 그는 잘생겼고 근래 들어 이 근처에서는 절대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였다. 브란트는 커피잔을 내려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로 오셨죠?"
"아, 임시교사입니다. 루치니 선생님 대신에 온."
그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모두를 보고 웃었다. 아주 자연스러웠다. 브란트는 목을 긁적거리다가 그가 내민 손을 인사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손을 맞잡았을 때 브란트는 설명할 수 없는 께름칙한 느낌이 남았다. 손에 대해 생각한 것이 있는데. 그러나 브란트는 문장을 만들기엔 머리가 너무 굳어 있었다. 더 이상 노트도 펼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브란트는 그때 '화학 교사 손이 그렇게 부드러워요?'라고 물어볼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새로 온 교사는 스스로를 이단 헌트라고 소개했다. 주로 밀워키에서 일했고 클리브랜드와 신시내티에서도 일을 했었는데 미시간은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자주 돌아다니면 힘들지 않아요? 누가 물었을 때 -그 근처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주의를 쏟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말했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그는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고개를 기울였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거든요, 호텔에서 자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는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아서 무리에 끼어들었다. 모두가 분명히 그를 보고 있었고 그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에게 질문을 해댔지만, 아무도 그가 이곳에 처음 나타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 날들이 며칠 지속되자 이단 헌트는 완전히 학교에 녹아들었다.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일한다는 걸 생각하면 그건 그 나름대로 생존전략일지도 모른다. 브란트는 그와 직접적으로 마주칠 일은 적었지만 언제나 그의 이름은 들려왔다. '헌트 씨가 그러는데 말이야' 라는 말을 들으면 어디에서건 이단 헌트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득 아이들의 답안지 -대부분 백지였으나-를 채점하다가 브란트는 '내가 너무 방어적인가'하는 반성과 경계의 중간즈음을 헤맸지만, 곧 뭐 어때 하는 생각으로 과제에 낙제점을 주었다.
"퇴근 해요?"
브란트는 차키를 절그럭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이단 헌트가 본네트 너머에 서 있었다. 테스트를 보느라 수업이 일찍 끝난 날이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지만 하늘 끝이 부푼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가고 이단 역시 그 빛에 얼굴의 반쯤 물들어 불타오르는 사람 같아 보였다.
"네, 남아서 정리할 것도 없고."
"요즘 학생들이 좀 들뜬 것 같지 않나요?"
이단이 차 천장에 손을 얹어 기대며 물었다. 브란트가 운전석에 올라타 차를 몰고 가버리는 일이 불가능해지는 자세였다.
"글쎄요, 제 수업때는 늘 시체모드라서."
"그거야 모든 수업에 그렇겠죠. 하지만 여기 학생들은 좀 들뜬 것 같아요. 봄이 아닌데 봄이 온 것 같다니까요. 단순히 수업태도뿐만이 아니라요."
그렇군요, 라고 말하며 브란트는 손 안에서 열쇠를 만지작거렸다. 이상하게 이 과학교사를 만나면 뒷목이 팽팽하게 섰다. 다른 사람에게 날을 세우는 일도 거의 없는 태평하고 무관심한 성격에 그것은 매우 드문일이었다. 새삼 브란트는 그것을 정의한다. 피곤한 것이다. 이단 헌트를 앞에 두면 피곤했다, 너무나 많은 수를 헤아려야 하므로.
"잘됐네요. 같이 저녁 좀 먹어주시겠어요? 가보고 싶은 식당이 있는데 혼자가면 주문하기가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상식선에서 휴게실 외에는 따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는 두 남자가 따로 저녁식사를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단 헌트는 그걸 자연스럽게 '만든다'. 브란트는 그 경계를 미세하게 인식했다. 내가 이렇게 예민한 사람이었나? 고민하면서도 그 얕은 경계가 항상 신경쓰였다. 지금 그거 데이트에요? 라고 거의 물어볼 뻔 했으나 브란트는 묻지 않았다.
"당신이 사는 거에요?"
"당연하죠."
"그럼 가요."
브란트가 차문을 열자 이단이 조수석에 올라탔다. 이단이 말한 식당은 브란트도 아는 곳이었다. 페페로니 피자 가게였고 그가 들은 대로 맛있는 집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포장도 되고 조각피자도 판매하니까 굳이 혼자서 주문이 어려운 곳은 아니다. 실제로 브란트는 늘상 혼자 이곳에 왔었다. 이단은 테이블에 앉아서 일사천리로 주문을 했다. 피자와 맥주를 시키고 나서 '다섯시도 안 됐지만 퇴근했으니 괜찮죠?'라고 묻는 것도 아니고 확인을 했다. 브란트는 두 손을 테이블에 올려 깍지를 끼면서 건너편의 남자를 쳐다봤다. 잘생긴 남자다. 그것은 반박할 수 필요조차 없다.
"어쩌다 이 학교에 왔어요?"
"일자리를 찾아서죠."
"미시간 주에서는 일해본 적도 없다면서요."
"미시간 주의 호텔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요."
"학생들은 마음에 드나요?"
"네, 조금 거칠지만 그것도 이 지역 학생들의 특징이겠죠."
"당신이 들어오기 전 과학 교사가 칼에 찔렸다는 건 알고 있죠?"
"알아요, 비극이죠."
이단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눈을 살짝 찡그리고 콧등까지 살짝 찡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브란트는 그를 따라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도 그렇게 생각해요? 학생들의 특징?"
"심지어 모든 학생이 칼을 숨기고 다닌다고 해도, 그건 그들의 특징이고 문화죠. 나는 이방인이에요. 애초에 학생들에게 나는 적이 아니죠. 그들에게 적은 일상이고 지루함이니까요. 예를 들면 학교, 가족, 매일 타는 스쿨버스 같은 것들이요."
이단은 턱을 괴더니 웃었다. 내가 안일하다고 생각하죠, 브란트? 브란트는 희미하게 웃었다. 맞아요. 그리고 곧 이단이 어떤 호칭도 붙이지 않고 그저 '브란트'라고 불렀음을 눈치챘다. 이 남자는 어찌나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 물도 이보다는 더 티가 날 것이다. 심지어 깨닫고도 거슬리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런걸 잘 하니까요. 섞여들어가는 것, 하지만 이방인으로 남아 있는 것."
피자가 나왔다. 이단은 한조각을 잘라 브란트의 접시에 놔주고 또 한조각을 자신의 접시에 놓고는 맛있게 먹어 치웠다. 그 사이 대화가 잠시 끊어졌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브란트는 학생들보다 그 본인이야말로 조금 들뜨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 한 조각을 다 먹고 냅킨으로 손을 닦으며 이단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날 관찰하죠, 딱히 의도가 있는건 아니어도 당신은 '그냥' 받아 들이는 법이 없죠."
브란트는 아직 피자의 반도 먹지 못했다. 그러나 입맛도 없었고 해서 맥주 반잔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차는 놓고 가버려야지- 이단에게 대답했다.
"직업병이에요."
"교사요?"
"작가요."
"요즘도 글을 써요?"
"직업이 바뀌어도 병은 남거든요."
"그래서 날 보면 어떤데요."
당신은. 브란트는 이단 헌트를 똑바로 쳐다봤다. 잘생기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눈 앞의 남자는 친절하기까지하다. 모두가 그를 좋아할 것이다. 위스콘신에서 오하이오로, 또 미시간으로 옮겨다니는 비행기, 버스, 자동차 안에서마저도.
"당신은 감정을 이해 못하잖아요.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지. 그래서 모두가 좋아하는 거죠. 당신은 모든 것에 맞춰서 '반응'을 '연기'할 수 있으니까."
이단은 눈을 크게 뜨고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내가요? 브란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리고 이단은 표정을 없앴다.그는 컴퓨터에서 델리트 키를 누른 것처럼 표정이 사라졌다. 그것은 기묘한 장면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정말 눈, 코, 입 같은 '얼굴'만 남아서 마네킹같은 느낌이 들었고 동시에 아름답기까지 했다. 브란트는 그제야 그가 편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요?"
"사실 난 당신 얼굴을 봤거든요."
당신이 휴게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요, 들어오자마자 사람들의 말에 끼어들기 전부터 이미 당신은 웃을 준비를 하듯 약간 얼굴 근육을 당겨놨잖아요. 말을 듣고 웃는게 아니라 미리 웃고 있잖아요.
"그건 마치 당신이 외출하기 위해 옷을 입는 것과 비슷하겠죠. 상상하자면."
이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상적이군요. 이단은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난 꽤 잘해냈으니까 한번도 들킨 적이 없었는데. 이단이 계속해서 손을 닦아내고 난 뒤 두 손을 깍지 낀 채 턱을 괴었다. 아까와 비슷했지만 전혀 달랐다. 이단 헌트는 웃지 않았고 그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브란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감정을 입는 거죠, 내 입장에선. 별로 어렵진 않아요. 나름 재능이 있거든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봤자 아무도 안 믿겠죠."
"맞아요, 모두가 당신처럼 감이 좋은 건 아니니까."
"그리고 당신처럼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아요. 그들은 그저 내게 익숙해지는 것 뿐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나한테 관심이 있죠. 확실하고 끈질긴 관심."
그것도 직업병 때문인가? 이단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때문에 눈을 치켜뜨는 것처럼 보였고 브란트를 올려다보는 것같은 각도였다. 브란트는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직업병일수도 있다. 아닐수도 있고. 미리 이런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직업병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체에 관심이 있어요."
"좀 더 말해봐요."
"당신의 감정은 당신의 얼굴만큼이나 완벽하니까."
이단은 문득 싱긋 웃었다. 그가 피자 한 조각을 더 집으면서 물었다. 집이 이 근처에요? 브란트는 고갤 끄덕였다. 포장해가죠. 이단이 하는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브란트의 집에서 이단과 브란트는 뒹굴었다. 침대 위에서 장미 꽃잎을 뿌리면서 눕는 로맨틱한 저녁은 아니었다. 카페트에 등이 쓸렸고 불꺼진 거실 위로 이단의 하얗고 무표정한 얼굴이 땀에 젖은 채 둥둥 떠다녔다. 브란트는 고해성사를 하듯이, 그리고 약간의 수치심을 털어버리려는 듯 신음소리와 함께 간헐적으로 중얼거렸다. 존재론 적으로 넌 완벽해, 진짜야, 넌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을거야, 아름다우니까 그리고 적응하니까. 이단은 브란트의 어깨죽지를 끌어안으면서 귓가에 닥쳐, 브란트, 닥쳐 라고 중얼거렸다.
섹스의 여운이 가시고 다시 허기가 돋을 때쯤엔 포장해간 피자를 먹었는데 그때가 10시였다. 하루가 엄청 길지. 이단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브란트는 피자를 먹으며 그러네, 라고 대답했을 뿐인데 이단이 웃음을 터뜨렸다.
"넌 도통 생각을 감출 줄 모르는군. 이렇게 빨리 후회를 하다니."
"난 거의 모든 걸 후회하니까 상관없어."
"난 그런거 몰라. 그리고 이건 자랑 맞아."
이단은 이제 브란트 앞에서 굳이 예의바르게 굴지 않기로 한 모양이었다. 습관처럼 얼굴 표정을 '입었지만' 툭툭 뱉는 말은 훨씬 높낮이가 없었다. 브란트는 강하게 그에게 흥미를 느꼈고 또 평범하게 '동료교사'와 잤다는 것에 후회를 느꼈다. 이단이 나가면서 굿바이키스를 하진 않았으나 그들은 어차피 내일도 만날 것이고 어쩌면 내일이나 모레쯤 다시 섹스를 할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브란트가 이단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과 이단이 브란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전혀 다른 방식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몸이 제일 정직하기도 했다.
수업은 여전히 지루했으며 루치니 선생의 묘에는 잔디가 잘 올라오지 않았다. 에이스는 잡히지 않았고 동네는 늘 그만한 흉흉한 소문이 여러개 돌아서 금방 잊혀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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