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사람들 7
(센티넬버스AU)
괜찮아? 이단은 문득 그가 그렇게 묻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브란트가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물어보냐고 묻기 전에 이단은 자신이 지나치게 오래 그에게 대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아마도 또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정신을 잃었었거나.
"그럼."
브란트가 그 말을 믿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브란트는 믿는 것처럼 '그래, 좋아.'라고 말했다.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에서 누군가 어떤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 된다. 윌리엄 브란트는 그런 쪽으로는 천부적이었다. 브란트는 다시 햄버거에 열중하고 있었다. 피자를 주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하필이면 휴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뒤 꽤 오래 고민해서 주문한 것이 햄버거였다. 이단은 언제쯤 직접 요리를 했는지 알 수 없는 그의 주방을 본 뒤 그가 저녁 메뉴를 고민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브란트는 다른 일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지금 당장 배가 너무 고파서 눈 앞에 테러리스트가 나타나도 당장은 일어날 수가 없는 사람처럼 식사하고 있었다. 이단은 그에게 감자튀김을 밀어주었고 브란트는 뭐라고 우물거렸으나 사양하진 않았다. 먹어야 할 시간이었다. 탄수화물, 지방, 당분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한번에 밀어 넣고 있었다. 모든 IMF 요원들이 그런 무식한 식사를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이단 헌트와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은 전부 이렇게 될 거라고, 브란트는 확신했다.
"토마토를 안 빼줘서 입에 안 맞는거야?"
브란트가 콜라와 함께 입 안을 비우고 나서 또 채우기 전의 짧은 사이에 이단에게 질문했다. 이단 헌트는 거의 먹지 않았다. 햄버거는 두 입을 베어 문 뒤 차게 식어가고 있었고 감자튀김은 두 개쯤 먹기나 했나 싶었다. 그나마 콜라는 반 통 마셨다. 보통 사람이라면 '왜이렇게 못 먹어'라고 물어봤겠지만 브란트는 그가 센티넬이라는 것을 떠올렸고 평소에 하던 질문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다는 것까지 다시 상기한 다음 질문을 바꿨다. 적절하진 않은 것 같지만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었다. 센티넬은 식사를 전혀 하지 않습니까? 먹지 않아도 2주를 너끈히 버틴다. 이것은 분명 보통 인간의 영역은 아니다. 브란트는 새삼 왜 IMF 수석 분석가인 자신이 센티넬에 대해서 이토록 아는 것이 없을까 생각했다. 본인의 무관심 영역이기도 했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센티넬의 능력이나 힘의 효과에 비해 그들의 사적영역은 놀랍도록 루머가 많았다. 이는 정부의 관리 방침때문이다. 필요 없는 정보는 통제하지 않는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 센티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마 극소수일 거라고, 예를 들면 샤를로 박사 정도나 제대로 알 거라고, 브란트는 생각했다.
"피클."
"아, 피클."
이단이 손가락으로 벌레를 쫓듯 햄버거를 가리키며 말했다. 브란트가 멍청한 얼굴로 피클이라는 단어를 따라 하자 이단이 웃었다. 별로 배고프지 않아. 브란트는 다시 음식을 입에 욱여넣기 시작했다. 그럼 언젠가는 배가 고파지기도 한다는 것일까? 아니면 영원히 그렇게 '별로' 배고프지 않은 것일까. 이단은 그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게 얼마나 기계적이며 동시에 실용적인지 감상했다. 햄버거를 베어물고 감자튀김까지 한꺼번에 입에 넣은 다음 우적우적 씹은 뒤 콜라를 마셔 삼킨다. 식사는 순식간에 끝났다. 브란트가 티슈로 손과 입을 닦으면서 물었다.
"안 먹고 얼마나 버틸 수 있어?"
"버틴다는 관점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다르지."
"한 달?"
"전에 수통 하나만 들고 한달간 나무 위에서 잠복했던 적이 있었지."
"두 달?"
"나뭇잎을 먹은 다음에-"
브란트는 손을 내저었다. 음식이 필요 없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게 인간의 영역이기는 한걸까? 쓰레기를 치우면서 브란트가 물었다.
"맛을 느끼기 위해 뭔가를 먹기도 해?"
"당연한 거 아냐?"
이단이 일어나 컵을 치우며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요리도 꽤 잘 해. 브란트는 이단 헌트가 앞치마를 두르고 오믈렛을 만드는 상상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엔 실패했다. 차라리 계란 껍질을 던져서 적의 눈을 멀게 하는 쪽이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여졌다. 알면 안 되는 기밀을 들은 기분을 씻기 위해 포장들을 한번에 구겨 쓰레기통에 넣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난 아무 것도 모른다. 브란트는 손을 씻었다. 이단은 블라인드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거리에는 불이 켜져 있는 집이 반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다. 가로등이 켜져 있었지만 거리는 전반적으로 어둑했지만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주차된 차들의 후미등은 멀쩡했고 누워있는 쓰레기통도 없었다. 이곳은 노동자의 거리다. 이단은 이름을 붙였다.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등만 데고 눕는 사람들의 집이 모여 있는 곳이다. 몇 시간 있지 않았으나 그는 그 거리가 마음에 들었다. 브란트가 차키를 찾으며 그를 불렀다. 자정 전에 돌아오려면 지금쯤 가야 돼. 이단은 그가 어딜 말하는 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심지어 기다리고 있었지만, '가야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만큼은 갑자기 마음이 가라앉았다. 갑자기 딛고 선 바닥이 낯설어 질만큼 긴장한 이단은, 그러나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 나섰다. 운전은 여전히 브란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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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의 집은 꽤 떨어져 있었다. IMF 본부와 훨씬 가까우면서 잘 정리된 동네였다. 브란트는 막연히 흔히 봐왔던 현장요원들의 집 -게스트하우스에 가깝거나 창고로 쓰이는 편이 주 법도에 더 맞는-을 떠올렸으나 이단은 독채에 살고 있었다. 하기사 그는 특수요원으로 엄청난 사건들을 해결하고 또 엄청 오랫동안 IMF에 봉사해 왔으니 그가 서방국가 혹은 전 세계를 구해낼 때마다 올라간 그의 몸값을 생각하면 아마 다음에 이사갈 집은 하얀 색으로 칠해진 단독주택이 될지도 모른다. 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적갈색 벽돌이 가로등 빛에 비추어서 따뜻한 색으로 보였다. 이단은 낯선 곳에 방문한 사람처럼 신중히 대문을 열었다. 출입금지 테잎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는데 그 거리에서 유일하게 불경스러워 보이는 것은 그 테이프들이었다. 이단이 테이프를 뜯고 현관문을 열었다. 흙냄새, 젖은 종이 냄새, 희미한 석유 냄새 따위가 뒤섞여 있었다. 많고 많은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밀어내며 이단이 불을 켰다.
"....청소팀을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이단을 따라 들어온 브란트가 불이 켜진 집안을 보며 한 마디 했다. 모든 것은 뒤집어져 있었다. 전문가들이 굳이 흔적을 숨기려는 시도도 없이 최선을 다해 집안을 뒤집어 놓으면 이런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모든 서랍은 열려 있었으며 액자는 모두 바닥에 누워 있었다. 넘어진 소파는 등까지 크게 찢어져 있었고 앞에 놓인 쿠션도 같은 운명이었다. 짐작은 했으나 생각보다도 훨씬 처참한 풍경에 브란트는 딱히 할말을 잃고 자켓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은 채 거실을 배회했다. 이단은 말라 죽은 화분을 살피고 있었다. 누군가 화분을 쏟아서 흙을 뒤진 다음 다시 식물을 쓸어담아 놓는 것을 잊은 모양이었다. 자정 전에 돌아갈 수 있을까. 브란트는 이단의 등과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면서 희망을 반으로 줄였다. 아직 넘기지 못한 보고서들이 남아 있지만 늘 그렇듯이 새벽 내내 써야 할 것이다.
"짐 좀 챙겨올게."
그러나 이단은 곧바로 손을 털고 일어났다. 그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즉각 받아들였다. 브란트는 그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거실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그의 침실까지 따라 들어가 그 광경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소위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 아무것도 찾지 못한 집이라면 굳이 다시 둘러볼 필요가 없다고, 브란트는 스스로에게 합리화했다. 난 여기 있을게. 이단은 '뭐라도 마시고 있어.'라는 농담같지만 진담인 것도 같은 말을 남기고 2층으로 올라갔다. 브란트는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욱여넣고 거실을 한 바퀴 둘러봤다. 벽지는 따뜻한 베이지색이었고 몰딩은 어두운 고동색이었다. 저 목재를 뭐라고 부르더라. 브란트는 인테리어에 도통 관심이 없다. 그러나 적어도 벽과 바닥, 가구와 쿠션 -찢어져서 나뒹굴기 이전을 상상해 본다면-은 아무렇게나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라 일정한 취향에 맞춰져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이단 헌트가 일일이 목재를 고르고 가구를 배치했다고 생각하니 몹시 이상한 나라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그 여자, 줄리아의 취향일지도 모르지. 오랜 세월동안 파트너였으니 그게 조금 더 자연스러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다시 '요리도 꽤 잘해.'라는 이단의 말이 떠올랐고 브란트는 그가 그토록 '사람인 척'할 수 있다는 것이 당황스러워서 괜히 더 서성거렸다. 바닥에 떨어진 액자를 주워보니 이단과 줄리아의 사진이었다. 호수 앞에서 찍은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줄리아는 자료로 본 사진보다 조금 더 앳되어 보였지만 이단은 지금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깨를 끌어안고 찍은 사진을 보고 있으면 이단 헌트가 요리도 잘 하고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있고 평범하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남자라는 것이 왠지 가능한 일처럼 느껴졌다. 브란트는 땅에 떨어져 있던 것을 테이블 위에 다시 세워두었다. 손을 털고 거실과 연결된 주방으로 가보았더니 사정은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눈에 띄는 것은 주방 집기들이었다. 탕수냄비, 그릴팬 따위가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물론 바닥에. 냉장고에 있던 것들은 모두 밖으로 꺼내어져 있었는데 그 중엔 방치되어서 상한 것도 있었다. 브란트는 이단의 집을 둘러보면서 느낀 미묘한 위화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았다. 왜 이단 헌트에게 이렇게까지 했을까? 전문가들은 얼마든지 이렇게 흔적을 널어놓지 않아도 한 사람의 인생을 탈탈 털어낼 수 있다. 조사를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현장을 다시 원래의 것처럼 만들어 놓는 것도 업무의 연장선이었다. 그러나 이 공간은 마치 적의 목을 베어서 사거리에 전시해 둔 느낌이었다. 줄리아를 찾기 위해 급했다고 해도 지난 2주간 이렇게까지 방치해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특히 국장이 말한 대로 IMF에게 이단 헌트가 그렇게 특별하다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이것은 협박이지. 브란트는 나뒹구는 프라이팬을 보며 생각했다. 날 것 그대로, 줄리아가 없는 이단 헌트에게 뼈를 드러내 보인 것 뿐이다. 이 찢어진 쿠션과 상한 음식들이 현재의 이단 헌트의 처지라는 이야기다. 좀 추하지 않나. 브란트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일, 그렇게 추한 일은 브란트 자신도 몇 번이나 해왔던 일이었다. 내일은 청소부를 불러야 겠군.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
그가 주방에서 나왔을 때에도 2층은 잠잠했다. 브란트는 고민하다가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 위에는 불이 꺼져 있었지만 복도 끝 방이 열려 있었고 그곳은 불이 켜져 있었다. 이단, 이제 슬슬 가야 할 시간 같은데. 라고 말하며 문턱에 서는 순간 브란트는 말을 미처 다 끝내지 못하고 멈췄다. 이단은 그곳에 있었다. 그는 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은 부유했다. 어쩌면 부유는 적절치 못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이단을 중심으로 존재하는 모든 물건들은 저마다의 위치를 잃고 제멋대로 허공에 떠 있었다. 브란트는 뒷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이단, 이제 돌아갈까?"
이단이 고갤 돌려 브란트를 쳐다봤다. 그의 손 안에는 물고기 두 마리가 들려 있었다. 그 방에서 나는 썩은 냄새는 물고기들이 말라 죽어가면서 내는 냄새였다. 부유하는 것 중에는 산산 조각난 유리조각들도 있었다.
"이건 줄리아의 물고기들이야."
이단의 어조는 평범했다. 그러나 그가 화가 났다는 것이 너무나도 잘 전해져서 브란트는 뒷춤에서 손을 빼지 않았다.
"이것들이 죽도록 내버려둔다고 해서 조사에 어떤 도움이 되지?"
"이단."
"이래서는 안된다고."
"이단 헌트."
이단은 고갤 끄덕거렸다. 적어도 그는 의식이 있었고 어떤 상황인지 인식하고 있었다. 브란트는 천천히 한 손을 뻗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기묘한 기분이었다. 귀가 먹먹하고 발목부터 물에 잠기는 기분이었다. 몸이 떠오르지는 않았으나 명치가 땡겼다. 브란트는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진정해."
이단은 브란트를 보고 있었다. 브란트는 뒷춤에서 손을 뺐다. 그는 폭주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말을 알아듣고 있다. 이 판단이 틀리면 어차피 나부터 죽을테니 책임질 필요는 없겠지. 브란트는 먼저 뻗은 손으로 이단의 어깨에 얹었다.
"숨을 크게 쉬어."
이단은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다. 그는 눈을 감고 여러 번 심호흡을 했다. 브란트는 먹먹했던 귀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방 안의 물건들은 물 속에 가라앉듯 천천히 내려앉았다. 이단은 두 손의 물고기들을 침대 위에 올려 두었다. 사실 물고기의 형체도 간신히 남은 것들이었다. 떠 있던 마지막 물건인 책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브란트는 이단에게서 손을 뗐다. 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방금 뭘 본거지.
"이게 S급 센티넬의 능력인거야? 염력을 쓴다고?"
"쓸 수 있지만, 난 지금 불안정한 상태고 제어되지 않은 힘을 내 능력이라고 볼 수는 없지."
대부분의 센티넬들은 보통의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노화 속도가 느리고 근력, 지구력, 사고력까지도 우수한 인재들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초능력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이제까지는 이것 역시 루머일뿐이라고 일축되어 왔다.
"다 챙겼어?"
브란트는 깊게 묻지 않았다. 그는 보안등급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알 필요 없는 것은 물어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가 읽은 센티넬 보고서에 실리지 않은 것들에 대해 브란트는 철저히 눈을 돌렸다. 이단이 끄덕이며 가방을 들었다. 그가 지퍼백을 챙겨와 물고기 사체를 쓸어담는 것을 보면서도 여전히 현실감각이 없었다. 이단이 초능력을 펼친 것도 아닌데 다리가 다시 묵직해지기 시작했다. 앞서가던 이단이 '미안해' 어쩌고 하면서 무슨 말을 했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뭐라고? 브란트는 되물었다. 잘 안들려. 계단을 내려가던 이단이 그를 돌아보는 찰나 브란트는 갑자기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을 느꼈다. 누가 그를 크게 불렀다. 브란트! 그러나 물 밖에서 부르는 모양이었다. 브란트는 물에 잠기듯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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