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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는 조선족 꽃제비임. 얼굴이 꽃같아서 꽃제비가 아니라 A시장 뒷골목에 모여사는 드글드글한 꽃제비들 중 하나였음. 북한이 넘어지면 코닿을만한 거리의 작은 도시였는데 위치가 위치다보니 중국에서 북한 넘어가는 물건들이 몰리면서 나름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음. 시장이라고 해도 요즘의 우리나라 재래시장 이런거 말고 한국전쟁 터졌을 즈음에 급하게 생겨났던 골목시장들이 딱임. 그 지역은 땅이 물러서 비만 조금 와도 금방 여기저기 웅덩이 생기고 진흙탕이 되었음. 장그래는 아주 어릴때부터 거기서 꽃제비 일을 했음. 어디 시장 어귀에 버려진 애기를 꽃제비들이 주워다 '본부'로 데려갔는데 굶어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아무튼 열악한 환경에서 장그래는 죽지 않고 살아남. 이름이 장그래인것은 꽃제비들 관리하는 사장 아저씨 성이 장씨고 무슨 말을 해도 고개나 끄덕끄덕하고 떼 한번 안부리는 아이여서 그래였음. 장그래. 장그래가 처음 거리로 나가 구걸해온 것이 다섯살이었고 지금의 장그래가 열아홉이니까 긴 세월이라면 긴 세월임. 어린아이일수록 돈을 잘 벌어오기 때문에 나이든 꽃제비들은 대부분 어디론가 사라졌음. 팔려가거나 도망치다가 잡혀 죽거나. 드물지만 그래같은 경우도 있었음. '승진'하는 경우. 사장은 자기 성도 붙여준 그래를 퍽 예뻐해서 나름 일도 맡기고 은연중에 너도 같이 일해야지 이런 말을 했음. 아직까지는 똑같이 나가서 구걸하고 모아온거 본부에 바치는 생활이었지만, 그래도 그래는 나름 아래동생들 뭐 숨긴거 없나 검사도 하고 물건 걷어서 내는 중간관리직역도 맡았음. 하루하루 그렇게 살았고 진흙바닥인 A시장이 장그래 일생의 전부였음.
본부는 시장 근처의 폐가였음. 주인이 버리고 간 집에 벽을 터서 애들을 몰아넣고 자게 하는 일종의 숙소임. 그 옆에는 사장이 사는 집도 있었음. 본부와는 다르게 담도 있고 밤이면 늘 불이 켜져 있고 티비소리도 들리는. 꽃제비들은 본부 누워서 새우잠을 청하면서 '나도 저 담너머로 가고 싶다' 생각하며 잠들었음. 아주 소수의 아이들만 그 담 너머에 가봤음. 돈을 많이 받거나 물건을 많이 받아온 아이들은 가끔 사장이 집에 데려가 맛있는 밥을 먹여 줬음. 꽃제비 중에 하나가 사장네 집에 갔다온 날이면 죄다 그 주위로 모여들여서 물어보기 바빴음. 안에는 어떻게 생겼냐, 티비는 어떻냐. 뭐 먹었냐. 만두는 고기가 많이 들어있었냐. 꽃제비들은 사오십명됐지만, 사장의 집에 들어가본 꽃제비들은 아주 소수였음. 당연스럽게 그 아이들은 리더격이 되었음. 사장의 의도도 있었음. 주로 똑똑하거나 아니면 덩치가 좋아서 남의 것 뺏어다가 내는 녀석들이었으니까 똘똘한 놈들을 관리하면 그 아래는 자연스럽게 관리할 수 있었으니까. 장그래도 사장네 집에 들어가본 아이 중 하나였음. 처음에 장그래가 그 집에 들어가 본 것은 돈을 많이 가져와서가 아니라 그래가 싸움을 해서임. 10살때 일인데, 그전까지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던 그래가 어느날 무리 중에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명오라는 놈을 말그대로 들이 받아 버렸음. 선빵에 맞은 명오는 뒤로 잠깐 나자빠졌지만, 이내 정신차리고 그래에게 덤벼 들었음. 누가봐도 명오가 훨씬 덩치가 좋고 그래의 선빵 이후에 그래가 줄곧 얻어 맞아서 그래에겐 승산이 없었음. 그러나 지독한 것이, 터진 입가에 피가 줄줄 흐르고 눈에서 실핏줄이 터진 놈이 내동댕이 쳐질 때 마다 일어나고 또 일어나서 계속 덤벼든다는 것이었음. 덩치가 컸지만 명오 역시 12살 밖에는 안된 아이였고 본능적으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음. 주먹을 휘두를때마다 계속 반듯하게 돌아오는 하얀 눈이 너무 맘에 안들고 나중엔 무서워 졌음. 명오가 그래를 올라타서 주먹을 퍼부을 때 느지막히 나타난 사장이 구경중인 아이들을 해산시키고 두 아이를 떼어놨음. 흙이나 좀 묻고 뺨 좀 까진 명오와는 달리 그래는 어디 하나 안 부러진게 신기 할 정도로 엉망이었음. 그런데도 두 발로 서서 사장을 올려다봤음. 사장은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두 아이 모두 뺨을 세게 올려 붙이고 돌려 보냄. 그래가 절뚝거리면서 본부로 돌아갈 때 그 앞에 그래만한 남자 아이가 나타나서 길을 막음. 피라고 부르는 녀석은 주섬주섬 제 주머니에 있는 걸 모두 털어서 그래주머니에 넣고는 본부로 뛰어갔음.
처음에 그래가 명오에게 덤빈 것은 피때문이었으니까. 피는 왜소하고 어딜가나 치이는 타입이었고 사장의 이쁨도 못 받았음. 그래서 맨날 돈 모아온 것도 뺏기기 일쑤였는데 그날은 명오에게 털리고 있었음. 그냥 돈만 뺏어갔으면 모르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나빴는지 아니면 너무 좋았는지 명오는 괜히 피를 윽박지르고 때리면서 '이 쫄보새끼' 놀리더니 바지를 내리고 엎어져서 우는 피의 등에 오줌을 갈겼음. 아이들은 눈치만 보고 말을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켜보던 장그래가 튀어나와 명오를 들이받은 것임. 그래는 주머니에 든 돈을 보고 생각했음. 이걸 왜 주지? 그저 내가 화가 난 것 뿐인데. 아무튼 그 덕분에 명오와 장그래는 나란히 사장네 집에 갔음. 사장은 장그래가 돈을 어디서 받았는지 알았지만 언급하지 않았고 그게 명오에겐 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음.
사장네 집은 좋았음. 호사스런 저택도 아니고 그저 작은 집 한채였지만 벽만 간신히 서 있는 창고같은 공간에서 뒹굴며 사는 아이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었음. 명오는 그래를 노려보는 것도 잊고 입을 헤 벌리고 구경에 나섰는데 그래는 침착하게 사장이 어디 앉으라고 할때까지 입구 옆에서 꼼짝도 않고 서 있었음. 그래 눈에도 사장네 집에 좋은 것이 있었는데 커다란 창문이었음. 본부에도 창이라고 할만한게 있지만 그건 그냥 벽이 허물어져서 생긴 구멍이었고 사장의 집에 있는 건 진짜 창문이었음. 깨끗한 유리가 끼워져 있고 자주색 커튼도 달려있는 창문. 저기 서서 밖을 구경하면 참 좋겠어. 그래는 그렇게 생각했음. 갑자기 여자 비명소리가 나서 명오도 그래도 깜짝놀랐는데 부엌에서 나오던 여자가 피딱지가 여기저기붙은 그래를 보고 놀라서 지른 외마디소리였음. 사장은 별것도 아닌 걸로 소란하게 군다고 여자의 머리를 쥐어박았음. 여자는 아픈 기색도 없이 사과를 하더니 사장이 자리를 비우자 그래에게 다가왔음.
얘 너 왜이렇게 맞았어.
그래는 명오를 가리켰음. 명오는 눈을 부라렸지만 천국-사장네집-에 사는 여자앞에서 함부로 굴 수 없어서 그냥 딴짓함. 여자는 명오와 그래를 번갈아보고 짐짓 엄하게 말함.
친구끼리 싸우면 아니돼.
친구 아니에요.
이리오라. 그꼴로 식탁에 앉으믄 고깃국도 핏물들거이니.
여자는 욕실로 그래를 데려가서 그래에게 옷을 벗으라고 말함. 그래가 홑겹인 옷을 훌렁 벗자 여자는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셔 그래를 닦아줌. 상처부위는 살살 피해가며 닦아냈는데 수건 한장에 벌건물이 들었음. 여자는 상처에 약도 발라주고 붕대도 감아줌. 그래는 그런 따뜻한 손길을 받아본 적이 없었음. 그래서 문득
엄마에요?
라고 물었는데 여자는 단칼에 아니라고 대답함. 그럼 누구에요? 여자는 눈을 껌뻑이다가 그래의 머리에 옷을 푹 뒤집어 씌어주면서말함.
나는 희야. 느 오마니는 아이지만, 누이뻘은 되지. 누이라고 불러라, 알간?
그때처음 그래는 희야누나를 만났음.
희야누나는 조선족 중에서도 북한 사투리가 심했는데 나중에야 그녀가 원래부터 거기있던 사람이 아니라 탈북자라는 걸 알았음. 희야누나가 씻겨준 덕에 장그래는 반짝반짝한 얼굴로 저녁식탁에 앉았고 한층 의젓해보인다면서 사장이 좋아했음. 덕분에 맨날 주는 쌀죽이 아니라 밥 한 덩어리에 고깃국, 야채볶음까지 먹었음. 그래도 명오도 그릇에 머릴 집어넣을 기세로 음식을 먹어치움. 마지막 한 수저를 뜰 때 명오는 너무 아쉬워서 한숨까지 쉴 정도였음. 본부로 돌아갈 때가 되서 명오와 그래는 사장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음. 명오가 대문을 나오자마자 어깨를 치고가서 그래는 뒤따라가 지지않고 어깨를 침. 본부에 가는 몇 걸음 안되는 길 내내 그런 신경전을 벌이다가 문득 그래는 뒤를 돌아봄. 예쁜 창문 너머로 희야누나가 지켜보고 있었음. 그래는 손가락을 펼쳐 그쪽으로 흔들었음. 희야누나는 한참보더니 같이 손을 흔들고 커튼을 내림. 그게 사장의 집에 처음 들어가 본 날의 일이고 희야 누나와의 첫 만남임. 당시 장그래 나이 10살.
이제 19살. 곧 스물이 되는 장그래는 앞서 말했다시피 이제 나이가 많아서 동냥으로는 돈을 가져오기가 힘듬. 자연스럽게 나이 든 형들은 소매치기나 절도 쪽으로 영역을 넓혔는데 장그래라고 예외는 아니었음. 그는 시장을 돌아다니며 그 오지까지 들어온 관광객의 가방과 품을 훑었음. 어린 꽃제비들이 관광객의 바지를 줕잡고 늘어질때 말리는 척 하면서 귀중품을 훔쳐내는건 일도 아니었음. 전보다 훨씬 많이 벌었지만 장그래에게 득될 것은 없었음. 모두 사장의 돈이니까.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사장은 자신의 앵벌이집단을 조직화시켜왔는데 마치 여러 영업팀을 만들어 경쟁시키듯이 꽃제비 안에 파벌을 나누게 해서 서로 '실적'을 올리도록했음.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수상해보이면 수익를 빼돌리려고 했다는 고발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번 것은 그대로 사장에게 바쳤음.
제일 큰 파벌은 명오네 라인이었음. 20살이 된 명오는 어릴때부터 덩치가 좋아서 그대로 튼튼한 체형으로 컸음. 꽃제비들은 대부분 못 먹어서 마르고 키가 작았는데 그 안에서 압도적으로 컸고 원하는 것은 바로바로 뺏었기 때문에 명오를 따르는 아이들이 많았음. 그 다음에는 18살 먹은 후령이라는 아이네 파벌이었음. 후령은 명오처럼 덩치가 크진 않지만 본토 중국인이었고 대부분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부모가 누군지도 아는 아이였는데 아빠가 쓰촨성에서 유명한 깡패라는 말이 있었음. 진짜인지 아닌지 몰라도 후령은 사람을 구슬리는 재주가 있었고 명오도 자기보다 두 살 어린 그를 함부로 하지 않았음. 그래도 파벌이 있었음. 스스로 만들어야겠다 생각한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주변에 따르는 애들이 붙어서 파벌이 됨. 규모는 제일 작았고 그래까지 고작 10명. 대부분 그래와 같이 자라고 일하기 시작한 말하자면 동기들이었음. 그래 주변에 사람이 모인 이유는 뚜렷한데 그래가 사람을 괴롭히지 않았기 때문이었음. 그래는 자기 할 일만 할 따름이지 다른 사람일엔 관심이 없었음. 꽃제비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그저 사는 거 자체가 벅찬데 누가 누구에게 도움을 주고 아는 척을 하고, 혹은 다른 사람을 망칠 권리같은 건 없다고 생각함. 그런데 꽃제비들이 서로 타박하고 물건을 빼앗고 싸움나는 일은 일상다반사라 오히려 그래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정도로 튀는 일이었음. 그래가 남의 일에 화를 낸 건 딱 한번, 피가 명오에게 괴롭힘 당했을 때 뿐인데 같이 자란 아이들은 다들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고 자연스레 그래 주변에 남았음. 특히 피는 그래 말이라면 뭐든 다 믿고 따랐음. 여전히 맨날 명오패거리에게 맞고 오면서도 찐옥수수를 품에서 꺼내서 그래에게 히죽 웃어보이는 녀석이었음.
그래네 파벌은 어린아이가 없고 대부분 10대 중후반 소년들만 있었는데, 어린아이는 다른 파벌에서 먹을걸로 회유하거나 억지로 끌고 가버렸기 때문이었음. 어린아이는 동정표를 받아서 돈을 많이 벌어오니까. 그래네 아이들은 돈을 훔치거나 물건을 훔쳐 오는 일이 많을 수 밖에 없었음. 명오가 며칠동안 시장에 나가지 않고도 매일 상납금을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그래는 늘 자기 몫은 자기가 벌어와야 했음. 시장 상인들은 꽃제비들하면 바닥에 침을 뱉고 욕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딱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있어서 자기네 물건을 훔쳐가지 않으면 딱히 잡지는 않았음. 주로 관광객이나 뜨내기 손님이 대상이 됐음. 그래는 손기술이 좋았음. 혹시 파벌 중 누군가 그날 돈을 한푼도 내지 못하게 되면 해가 진 뒤에라도 나가서 돈을 구해왔음. 스스로 모은 건 아니지만 모인 이상 책임은 져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본부에서 볕이 잘들고 좋은 자리는 명오네 패거리가 차지했고 그 옆은 후령의 패거리, 그리고 문가 근처에 바람이 잘드는 공간이 그래네 자리였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그냥 맨바닥에 박스를 깔고 잤지만 크면서 하나둘 물건을 만들어 쓰기도 해서 갈대를 두껍고 넓게 엮어서 깔고 잤음. 그렇게 해도 잠에서 깨어날 땐 입안에 흙알갱이가 굴려다녔지만. 그래네 아이들은 모두 그래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했는데, 그래가 평소에 말을 많이 하는 타입이 아니지만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면 조금 퉁명스럽지만 차분하게 말을 해주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이 흙투성이 뿐인 인생에서 티비나 영화, 소설 따위와는 전혀 면이 없는 아이들은 '이야기'라는 것 자체에 빠져서 상상력만 키웠음. 그래가 해주는 이야기는 죄다 꿈이야기였음. 그래도 A시장을 벗어나 본 적이 없고 기껏해야 인근의 들판에 곡식 낱알이나 엮을 때 쓰는 긴 갈대를 주우러 간 것 뿐이니 다른 세상을 잘 알지 못했지만, 언제나 꿈은 생생하고 A시장이 아닌 다른 곳이 나왔음.
날이 자주 흐리고 땅이 질척한 A시장과는 달리 꿈 속에서 그래는 깨끗하고 깔끔한 곳에서 눈을 떴음. 장소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곳이 한국이란 것은 알았음. 그래가 그런 꿈을 꾼 것은 매우 오래된 일임.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8~9살쯤 됐을 때에서야 모두가 그런 꿈을 꾸는게 아니라는 걸 알았음. 그러니까 그때까지 그래는 당연히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꾼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는 맨날 같은 꿈만 꾸니까) 다른 애들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아닌거. 그래의 꿈은 엄청 평범한, 말그대로 '평범한' 삶을 사는 꿈이었음. 어릴 때에는 거리를 구경하다가 깼는데 좀 커서는 꿈 속에서 평범한 생활을 함. 거리를 걷거나 밥을 사먹거나 식당의 티비를 보거나. 이상하게 그래는 글을 배운 적도 없고 더욱이 한글은 모르는데도 꿈속에서는 그게 다 이해되고 아는 글자였음. 물론 깨어나면 ~뜻이었다 이런 감만 오고 도로 까막눈이었지만.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들도 그 꿈을 꾸고 싶다면서 어느날은 그래의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빙 둘러자기까지 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음. 그래는 그게 한번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런 일이 있나보다 넘겼음.
하루는, 18살의 마지막 날, 꿈에서 그래는 커다란 가로수 아래의 벤치에 앉아 있었음. 여름이었고 그래는 깨끗하고 시원한 반팔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음. 햇빛이 따가웠는데 언제나 꿈은 생생해서 그래는 종종 내가 꿈을 꾸는 건가하고 생각할 정도로 진짜같았음. 그래는 그늘을 찾으려고 일어났음. 옆벤치는 그늘이 크게 졌음. 거기 앉으려는데 옆에 다른 사람도 앉았음. 왠 남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음. 머리는 오대오로 해서 보기드문 스타일이었는데 그래는 그 동그란 눈이 신경쓰여서 고개 돌렸다가 다시 흘긋 쳐다봤음.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인데.
나랑 어디서 본 적 있죠??
그래는 당황했음. 한번도 꿈 속에서 말해본 적이 없었음. 뭘 사먹거나 하는거 말고 개인적으로 대화할 사람은 하나도 없었음.
아뇨.
에이~ 얼굴에 딱 써 있는데?? 아 어디서 봤더라 하는 얼굴인데??
아뇨.
나도 그쪽이 낯이 익단 말입니다. 가만있자 어디서 봤더라. 경북대 나왔어요?
아뇨.
그럼 이름이 뭐에요? 이름이 아뇨는 아닐 거 아뇨!
.....
그래는 눈을 껌뻑이다가 간신히 말함. 장그래요. 남자는 이름을 듣고 한참 음 하고 생각하더니 그냥 씩 웃었음.
모르겠네. 내 이름은 한석율이라고 하는데.
남자, 한석율이 고갤 끄덕임. 나 알아요?
*요즘 은근 바빠서 못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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