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2차

미임파 이단브란 / 곰돌이 푸와 그의 친구들의 미션 5분전

힝개 2015. 8. 1. 01:33


곰돌이 푸와 그의 친구들의 미션 5분전

(하마님 리퀘)






<P: 꿀단지 순조롭게 이동 중. 도착시간 5분 이내. 전 직원 현 위치에서 대기>

<WP: 아까 보니까 들고 있는 신문은 저번주 것이더군.  오늘날짜로 교체 바람. 티거.>
<T: .....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해???>
<P: 잠입수사의 기본도 모르는구만, 티거.>
<WP: 맞아, 너무 어설프다, 게다가 상대는 꿀단지라고. 티거.>
<T: 젠장, 난 왜 티거인거야. >
<WP: 조증이 의심될 정도로 무사태평해서 아닐까? 티거.>
<T: ..젠장 바꿨어. 바꿨다고. 반복한다. 티거가 오늘자 신문으로 바꿨다. 어디보자, 시장의 딸이 리햅에서 나왔다는군! 다같이 축하할 만한 이야기네! 어떻게 생각해, 피글렛?>
<P: 넌 역시 너무 초짜티가 나, 티거.>
<T: 푸나 나나 일한 시간은 비슷하거든?>
<WP: 오, 나를 스스로의 기준에 맞추다니 너무 오만한거 아냐? 네가 책상에 앉아있을 시간에 나는 프라하를 달리고 있었다고, 티거.>
<T: 넘어졌잖아! 넘어졌을걸?>
<P: 둘 다 닥쳐. 시끄럽다고. 아 쉬는 날 나오는게 아니었는데.>
<T: 피글렛, 둘 중에 누가 더 현장에 적합한 것 같아? 당신이라면 분명 현명한 선택을..>
<P: 티거는 확실히 아니지.>
<WP: 것봐.>
<P: 그렇다고 푸도 아냐.>
<WP: 뭐?>
<T: 하하하하 꼴좋다.>
<P: 푸는 의심스럽다고.>
<WP: 이봐, 우리가 친하지 않은 거랑, 내가 일을 잘하는가는 별개의 일이잖아?>
<P: 내 눈은 속일 수 없지, 넌 어딘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구, 푸.>
<T: 쌤통이다, 곰돌이.>
<R: 저기요, 아저씨들, 친목은 일 끝나고 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면 관에 누워서 영원의 대화를 나누어도 되고 말이야.>
<T: ......음 방금 좀 오싹했지?>
<P: 역시 제일 무서운 건 로빈이지. 저번에 다리로 목조르는거 봤어?>
<WP: .... 자 신호잡힌다. 꿀단지 접선장소 인근에서 신호 울림.>
<R: 꿀단지가 빵을 샀어, 반복한다, 케익이 아니라 빵이다.>
<T: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
<P: 꿀단지가 빵이 먹고 싶다는 거지, 뭘.>
<WP: 얼른 끝내자고. 젠장, 여긴 너무 좁아.>
<T: 인내심을 기르라고>
<R: 사거리 통과>
<P: 이동속도 정상. 곧 도착한다>
<T: 꿀단지 건물입구로 들어가는 것 확인. 나머지는 곰돌이 푸에게 넘긴다>
<WP: 계획이 바뀌었어? 원래 계획은 다같이 뒤를 밟아 들어와서...>

"나를 깜짝 놀래켜 줄 작정이었지?"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브란트는 기겁했다. 하마터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놓칠뻔했다. 한참 어둠속에서 초록색으로 빛나는 GPS만 쳐다보고 있던 눈은 밝은 빛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브란트는 눈을 깜빡이면서, 깜빡일때마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단의 잔상들을 부지런히 쳐다보았다. 

"어........"
"다같이 작정하고 나를 속여보려는 것은 좋은 시도였어."
"어떻게 된거야!"

브란트는 인이어에 짜증을 냈지만 더 이상 피글렛도, 티거도, 로빈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단은 여전히 캐비넷 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작업 중이라는 루터의 신용카드 기록이 DC에서 나타날리가 없는데 말이야. 오늘 벤지는 카우파우를 한 잔도 안 마셨고, 무엇보다 제인이 생일카드를 안 주더라고. 좀 섭섭했어."

브란트는 이를 갈았다. 처음으로 이단에게 서프라이즈 파티-를 핑계삼아 이단의 넋이 나간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해줄 참이었는데 망해버렸다. 이단의 진짜 생일은 몰라도 '서류상' 올라와 있는 생일을 매번 기념일마다 축하해주고는 했는데 제인이 아이디어를 냈다. 진짜 서프라이즈를 해보자. 어때 재밌겠지. 이단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놀래켜주는거야. 루터에게까지 연락을 해서 직접 DC로 오기까지 했는데 이 무슨 허무맹랑한 결과인가. 브란트는 투덜거리면서 캐비넷에서 나오려고 했으나 캐비넷 입구는 이단이 막고 있었다. 

"생일케이크?"

브란트가 손에 들고 있는 건 크림이 올라간 머핀이었다. 세 사람이 차례로 이단을 놀래키고 마지막에 안심할 때 브란트가 나가서 던진다는 훌륭한 계획이었다. 물론 망했지만. 이단은 브란트가 들고 있는 머핀을 덥썩 한 입 물었다. 울퉁불퉁해진 브란트의 얼굴을 보며 이단이 씩 웃었다. 

"맛있네."
"입가에 다 묻었거든?"
"그래? 좀 닦을 필요가 있겠군."

이단의 몸이 열린 틈안으로 들어갔다. 브란트는 질색했다. 뭐야, 여긴 혼자 있기도 좁다고. 난 나갈거야. 어두운 캐비넷안으로 들어온 이단은 그 말을 들으며 고갤 끄덕였다.

"좁으면 더 좋지."

브란트가 경악하는 사이 캐비넷은 닫혔다. 이 모든 것이 제인의 '무슨 선물 받고 싶어요?'라고 보낸 메세지에 이단이 '윌리엄 브란트'라고 적어보낸 답장때문에 일어난 -브란트의-서프라이즈 파티라는 것을 브란트 본인이 깨달은 것은 아주 나중의 일이다.